[딸각 이 기사]알기쉬운 미디어렙 정리 (2012년 1월 7일)
어떤 기자가 미디어렙법 한나라당이 일방 처리했는데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묻길래 야구 경기가 시작됐는데 헬맷을 쓰고 하는지 여부도 결정안하고 있는게 정상이냐고 되물었습니다.
힘 있는 자에게는 경기 규칙이 없는게 유리하죠. 미디어렙법도 마찬가지이니다. 약자들이 연대해서 강자독식을 막고자 하는 게 불의(不義)한 일일까요? 중소 상인들이 힘을 합쳐 대형마트 입점을 막았다면 중소상인들 욕할 문제인가요?
규제는 강자와 약자가 공존하기 위한 규칙과 질서입니다. 규제를 풀자는 건 1%를 위한 길이고, 규제를 하자는 것은 1%를 불편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2009년 미디어법(한나라당 날치기로 통과한 법)은 규제를 풀어준 법이고, 2011년 미디어렙법은 규제를 위한 법입니다.
한미 FTA로 규제 풀고, 2009년 미디어법을 규제 풀었어요. 근데 갑자기 미디어렙법으로 방송광고 규제하자니까 싫어하는 겁니다. 헌재 판결로 법은 만들긴 해야하는데, 임기 끝까지 끌고 가려는 심사겠죠.
언론노조가 길바닥에서 투쟁할때 가만 있다가 지금 원칙론 얘기하며 미디어렙법 입법 반대하면 한나라당 도와주는 겁니다. 종편도 속내는 미디어렙법 입법이 안되길 원하고 있어요. 규제에 묶여서 좋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가카 관점에서 보자면, 미디어렙법이 이번에 통과되면 안됩니다. 임기동안 수신료(KBS 특혜)와 미디어렙(MBC 특혜) 양쪽 들고 끝까지 가는 것이 유리하겠죠.
한나라당 역시 수신료와 미디어렙 두가지 카드로 지상파 3사를 들었따 놨다하고 있어요.
한나라당 미디어렙법안은 총선 앞두고 언론노조 압박때문에 억지로 내놓은 안입니다. 한나라당은 지금이라도 언론노조가 미디어렙법 하지말자고 하면 손털고 바로 일어설 겁니다.
한나라당은 종편을 미디어렙법안으로 영원히 포함시키고 싶어하지 않은 걸 언론노조 압박에 못이겨 승인시점에서 3년 유예안으로 양보한거에요. 종편 개국이 2011년 12월이니까 실제로는 2년 유예인 겁니다.
한나라당은 4월 총선에서 같이 있어줄 언론을 찾으려 할 겁니다. 언론과 자본이 결탁하지 못하게 하려고 미디어렙법 입법하라는 건데, 그거 막으려고 온갖 핑계를 다 대고 있습니다.
악의 씨앗은 또 다른 씨앗을 낳게 마련입니다. 2009년 미디어악법이 결국 방송광고 무법천지를 만들려고 하나 봅니다. 광고와 보도 맞바꾸지 못하게 규칙 정하지 않으면, MBC, SBS도 국민으로 부터 영원히 외면 당합니다.
KBS수신료 인상은 종편뿐만 아니라, MBC, SBS에 더 도움이 됩니다. KBS2광고 비율을 줄면, 늘어난 광고물량을 최대 광고매체인 MBC, SBS순으로 가져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디어렙법이 이달 중에 입법되지 않으면, 앞으로 일년 이상 입법이 지연되고, 결국 미디어렙법입법의 효과는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MBC, SBS가 광고직접 영업하면 종편의 광고직접영업을 막을 수 있는 명분도 약해집니다. 종편은 아직 대세가 아니지만, MBC, SBS가 직접 영업하면 대세가 되기 때문이에요.
종편 출범전까지는 종편의 광고직접영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맞지만, 이미 영업을 시작한 상태고 막상 출범해보니 시청률도 미미한 상태에요. 이번에 미디어렙법 통과 안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막게 됩니다.
앞으로 정치 일정을 보면, 4월 총선 준비때문네 국회는 더 이상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민감한 현안인 미디어렙법안을 다룰 수가 없게 되요. 1월 13일이 마지막 기회인 셈이죠.
(현재 들어온 정보로는 1월 13일 본회의 통과가 어려울 것 같네요. 한나라당은 수신료 연계 방침을 굽히지 않고, 민주통합당은 낙선운동과 표적취재에 위축돼 있다고 합니다. ㅜ.ㅜ)
미디어렙법에 대해 원칙론만 주장하면 현실을 간과하고, 현실론만 주장하면, 원칙이 훼손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이번 미디어렙법 입법의 현실론은 원칙론의 이해속에서 내려진 결론입니다. 종종 현실론이 원칙론의 몰이해속에 서 있는 경우도 있지만…
민언련 등의 주장은 두달전 언론노조의 주장과 다르지 않아요. 두달 사이에 종편 출범과 SBS직접 영업 그리고 12월 26일 MBC직접영업 선언이란 변수가 나타나면서 더이상 입법 지연을 지켜볼 수 없어 현실적 선택을 한 겁니다.
다음은 이번에 국회 문방위를 통과하고 13일 본회의 통과를 앞둔 미디어렙법, 즉 방송광고판매대행법안의 핵심 조항들입니다.
법안 3조는 원칙, 그리고 15조는 광고판매대행사가 지켜야 할 원칙을 정한 겁니다. 입법을 하지 않으면 이 원칙 자체가 없어지는 겁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방송사들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조항들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초 언론노조안대로라면, 100분의 20을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다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100분의 40을 주장해 관철된 겁니다. SBS와 종편에게 유리할 수 있어 독소조항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SBS는 어부지리한 것 같지만 불만도 있어요, 방송광고직접영업의 기회(수익증가)를 얻긴 했는데 현재 법안대로 통과될 경우, 지주회사의 출자가 금지되기 때문에 이미 출범한 방송광고담당 자회사 지분을 처분해야하는 것이 불만이에요. 그래서 입법을 지연시키려하는거죠.
그리고, 종편의 경우, 아래와 같이 부칙에서 미디어렙 설립을 승인일로부터 3년 후 적용으로 특혜를 줘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MBC와 SBS가 특히 불리하다고 보는 조항 중 하나입니다. 지역방송 종교방송에게 특혜라고 하지만, 사실 그동안 광고연계판매를 통해 이뤄져 왔던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거나 새로 등장한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광고주들이 원치 않는 광고를 중소매체에 줘야해서 반대하고 있고 MBC, SBS 역시 직접 영업을 통해 그동안 실시해왔던 연계판매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지역 MBC, 지역민방, CBS 등은 이에 대해 "MBC와 SBS는 지금보다 수익을 더 증가시키지 못하는 문제지만, 우리는 지금보다 저 저하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MBC가 가장 불리하다고 주장하는 조항입니다. MBC를 KBS, EBS와 마찬가지로 공영렙에 한 해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MBC는 SBS와 같이 민영렙으로 가는 것보다 추가적인 기대수익에서 20%정도 줄어들 것으로(SBS는 20%증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MBC가 현재와 같이 공영렙에 남아있는다고 해서 현재 수익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문제는 MBC가 자회사를 두고 직접 광고영업을 할 경우, 공영방송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돼 왔고, MBC민영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돼 왔습니다.
반편, 종편과 SBS쪽에서 보면, 최대 광고수익을 내고 있는 MBC가 민영렙이 아닌 공영렙으로 묶이는 것을 환영하는 입장일 겁니다. 이는 KBS수신료 인상과 마찬가지로 MBC가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노조는 그동안 정치권과의 협상을 통해 미디어렙은 1공영 (KBS, MBC, EBS) 1민영(종편, SBS)원칙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했지만, 1공영만 관철시키고, 1민은 관철시키지 못하고 1공영 다민(종편과 SBS가 따로 미디어렙을 가질 수 있게 됨)으로 법안이 나오자 산하 조직인 MBC본부로 부터 노조위원장 사회압력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언론노조는 이같은 독소조항들이 포함된 미디어렙법을 받을 것인지 말것인지에 대해 지난 두달간 10여차례에 걸쳐 언론노조 소속의 각 본부, 지부대표자 회의를 열어 연내 입법과 시행령 제정, 총선 후 개정이라는 차선택을 선택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대로 무법상태로 두면, SBS에 이어 MBC까지 직접영업에 나설 경우, 미디어렙법의 입법은 유명무실화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디어렙법 한나라당 수용해서 야합했다는 기사도 봤는데 히스토리를 전혀 모르고 쓴 기사입니다. 한나라당 원안은 미디어렙법 입법 반대입니다. 한나라당이 언론노조 등 여론에 밀려 물러선 타협안입니다.
언론노조가 독소조항을 알고도 현재의 법안을 수용한 것은 편집권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때문입니다. 즉, 기자들이 보도하고 싶어도 보도할 수 없는 영역이 정권측의 청와대뿐만 아니라 자본측의 노동영역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디어렙법 없이 방송사가 사실상 직접 광고영업을 할 경우, 대기업 광고주 눈치보느라 노동관련 보도는 거의 사라질 우려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삼성반도체 산재, 한진 정리해고, 쌍용차....등 지금껏 약간이라도 해온 노동관련 보도가 미디어렙없이 광고직접 영업시 사라질 것으로 우려되는 영역입니다.
언론노조가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MBC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MBC만큼은 지켜야겠다는 생각때문입니다.
광고영업을 방송사가 직접 할 경우, 기자들이 광고주에 불리한 보도를 하기 어렵죠. 광고주가 광고를 취소하면 회사 수익에 지장을 주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광고주에게 유리한 보도는 기자들을 통해 제작될 우려도 높아요. 그래서 방송사가 광고영업을 못하게 하려는거에요. 결과적으로 편집권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방송사가 광고 직접 영업하겠다고 나서면, 기자들이 편집권을 지킬 수 없다고 항의해야 하는게 정상인데, 대부분은 무관심하고, 일부 기자들은 광고 직접 영업에 찬성하고 있어요.
방송사가 광고를 직접 영업하지 못하게 한 건 광고주와 직접 상대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어요. 광고를 대가로 보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광고를 직접 영업하게 되면 지금보다 보도의 신뢰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언론노조는 종편은 허가 자체가 불법이라고 보고 있어요. 규제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허가 취소, 혹은 폐지의 대상이라고 보는 것이 언론노조의 입장입니다. 그래서 총선 후 의회 권력이 교체되면, 종편 청문회를 통해 허가 과정의 불법을 낱낱이 가릴 방침입니다.
국회 입법조사처 미디어렙 분석자료
문방위 통과한 미디어렙법안
○ 원문보기 : 춘천 MBC 박대용 기자 블러그 http://biguse.net/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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