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보수신문 훈수에 ‘신공항’ 작전상 후퇴?
[뉴스분석] 새누리 “신공항, 중앙당 차원 공약 없다…지역에서 하는 거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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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오늘 2012년 2월 16일에 등록된 기사입니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남부권 신공항’ 공약 대응은 묘수일까, 꼼수일까. 이주영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짧고 굵은 발표를 한 뒤 내려갔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이 19대 총선 중앙당 공약에서 ‘남부권 신공항’ 추진 계획은 빼겠다는 발언이다. 집권 여당의 정책위의장 말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그렇다면 ‘남부권 신공항’ 추진 계획을 중앙당 차원에서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굳이 발표한 까닭은 무엇일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남부권 신공항’ 발언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불난 집에 휘발유를 들이붓는 사태로 번지고 말았다. 19대 총선의 핵심 승부처는 누가 뭐래도 부산이다. 범야권이 부산에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에 맞서 선전하는 결과를 보여준다면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정권 몰락’의 전주곡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세론은커녕 박근혜 한계론이 불거지면서 여권이 극심한 내홍에 빠질 수 있다. 논란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지방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남부권 신공항은 국민에게 약속한 것인데 못 지켜 죄송하다. 이번 선거에서 약속을 드리고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박근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미디어오늘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여섯 글자가 논란의 불씨였다. 동남권 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부산과 밀양은 첨예하게 유치경쟁을 벌였다. 부산은 가덕도에 신공항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대구 쪽에서는 밀양에 신공항을 세워야 한다고 맞섰다.
밀양은 지리적으로는 경남이지만, 경상남도보다는 대구광역시 쪽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신공항 유치에 공을 들였다. 대구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 봐도 밀양이 가덕도보다는 대구에서 훨씬 더 가까운데다 대구공항 이전에 따른 ‘개발효과’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다.
부산일보 2월 10일 1면
결국 대구와 부산이 신경전을 벌이는 형태로 전개됐고, 정치적 텃밭을 자임하던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쪽에서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대구 지역 의원들과 부산 지역 의원들이 성명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동남권 신공항 추진이 사실상 무산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박근혜 비대위원장 발언으로 논란이 재연됐다.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여섯 글자는 부산 가덕도보다는 밀양 쪽에 신공항을 유치하자는 의견으로 인식됐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부산 쪽에서는 ‘남부권’이라는 글자에 담긴 뜻에 주목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부산일보는 2월 10일자 1면에 <박근혜 “남부권 신공항” 부산과 결별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머리기사로 내보내는 등 연일 ‘남부권 신공항’ 논란에 대해 1면 기사로 다뤘다.
새누리당(한나라당)이나 보수진영 입장에서는 부산 민심의 심상찮은 흐름에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한 부산을 더욱 자극시키는 쪽으로 흐름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맡겼더니 거꾸로 불을 지르는 상황이 전개되자, 보수신문 쪽에서 긴급진화에 나섰다. 한 마디로 신공항 공약을 추진하지 말라는 얘기였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구도’의 측면에서 볼 때 신공항 논란이 재연되면서 부산과 대구 민심이 대립하는 양상으로 흐르는 것은 새누리당 쪽에서는 최악의 상황일 수 있다.
중앙일보 2월 16일 사설
중앙일보는 2월 16일자 <새누리당, 신공항 공약하지 말아야>라는 사설에서 “신공항이 필요한지 여부도 10년, 20년 후에 달라질 수 있는데 그것을 왜 올해 총선에서 공약하나”라고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집권 원하는가, 그럼 '나라의 숙제'에 정면 도전하라>는 2월 16일자 사설에서 “불과 얼마 전에 그 지방을 '밀양 공항파'와 '가덕도 공항파'로 두 동강 냈던 동남권 신공항 공약까지 다시 꺼내 지역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공항 공약하지 말라는 보수신문의 지적에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즉각 화답했다. 중앙일보 사설이 나온 당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중앙당 차원의 공약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남부권 신공항 추진에 대한 소신을 접은 것일까. 다른 정치지도자의 거짓말과 말 바꾸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온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스타일로 볼 때 소신을 접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지도부는 작전상 후퇴를 한 것일까. 결과적으로 그런 쪽에 가까운 사건 흐름이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지역(시도당 등)에서 신공항 건설을 총선 공약으로 발표할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지역에서 하는 거야 뭐 자율적으로…. 총선 단계에서는 (중앙당 차원에서) 신공항 공약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대선은 그때 가서 (신공항 공약을 내걸지 판단)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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