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기자를 모른다
[딸깍 이 기사/변상욱의 기자수첩] <주간조선> 김두관 보도 사건으로 본 언론
| 참언론대구시민연대는 2010년부터〔딸깍! 이 기사]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정보속에서 주요한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놓쳤거나, 대부분 언론이 외면한 지역주요현안을 되짚은 기사 등, 꼭 읽어보고 기억해야 할 뉴스를 기록할 예정입니다. 회원 및 시민여러분들도 많은 제안 부탁드립니다. '딸깍'은 '클릭'의 우리말입니다./편집자 주 |
※ CBS변상욱의 기자수첩에 2012년 2월 23일/경남도민일보 2월 23일 3면에 등록된 기사입니다.
<조선일보>가 2월 21일 자로 보도한 김두관 지사 인터뷰 관련 내용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지난 13일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에 출마할 뜻을 밝혔고 민주통합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문재인 고문에 대해 새로운 리더십으로 보면 어떨지 모르지만, 과거 기준으로 본다면 대통령감이 아니다 ... 그러나 김 지사는 인터뷰 이후 사석임을 전제로 하는 얘기였으니 보도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주간조선>은 2월 19일자 잡지의 표지 인물로 김두관 지사 사진을 사용한 뒤, <"옛날 기준으로 보면 문재인 대통령감 아니다" - 김두관 출사표>란 제목을 붙였다.
◇ 아직도 조선을 모르고 기자를 모르나?!
주간조선 2194호 (2012년 2월 20일)
1. 기자와 이야기할 때 가정법 '~이라면'을 써서 이야기하면 곤란해지기 마련이다. 기자나 편집자는 제목에서 가정의 부분을 빼버리기 일쑤다. "대통령 감 아니다" 대개의 경우 이렇게 제목이 뽑힌다. 그나마 이번 주간조선은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 중 하나이고 정권이 바뀔지도 모르니 조심해서 "과거기준으로 보면 대통령 감 아니다" 정도로 왜곡 편집의 도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만약 문재인 고문에게 우호적이라면 어떻게 썼을까? "새로운 리더십으로 보면 문재인이 대통령 감" 아마 이렇게 제목을 뽑았을 것이다.
2. 정치인이 기자를 만나 자기 정파 상황에 대해 꼼꼼히 설명해 놓고 사적인 이야기였다고 해명하는 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설마 회사가 심심할 텐데 김두관 지사나 만나 저녁이나 먹고 오라고 시간 내주고 기차표 끊어주었을까? 현실감각이 떨어져 기자에게 말려들었거나 이런 소동까지 감안하더라도 노이즈 마케팅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거나 둘 중 하나로 보인다.
3. <조선일보>의 떠넘기기 단골 수법도 주목해 볼 거리다. <조선일보>는 지난번 <월간조선>이 취재한 내용이라 하고 천안함 폭침이 북한소행임을 김정일 아들 김정남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다 전혀 사실무근임이 드러나자 '월간조선이 그렇게 썼드라 왜 그런 실수를 하지?'라며 비겁하게 빠져나갔다.
이번엔 <주간조선>이 앞에 나서고 뒤에서 <조선일보>가 받아써 사건을 키우면서 '<주간조선>이 보도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깼다고 김두관 지사 측이 항의했다'라며 책임을 주간조선으로 떠넘기고 빠져 나간다.
언론들이 흔히 쓰는 전략이다. 흔한 예로 검찰이 기업의 비리를 수사하면 수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검찰 취재 기자들이 정보를 알아도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 준다. 그 약속을 믿고 검찰은 수사 상황을 기자들에게 간간이 설명도 해준다. 그런데 어떤 언론사는 그 정보들을 모아서 경제부로 넘긴다. 그러면 경제부 기자가 수사 내용을 기업의 입장에서 써 버린다. 그리고는 '경제부에서 몰라 그랬다, 유감이다'라며 빠져 나간다. 누가 봐도 기획된 짜고 치기이다. 문제는 늘 그러는 언론사가 그런다는 것.
조선일보 2월 21일 6면
◇ 기자는 누구에게 충정을 바치나?
남의 비밀스런 이야기나 심중의 이야기를 듣고 모든 사람에게 알리는 직업, 그 작업이 단순할 리가 없다. 아주 복잡하고 미묘한 윤리적 문제들을 내포한다. 김두관 지사 인터뷰를 놓고 생각해 보자. 보도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다. 신의의 문제이다.
1. 그런데 기자는 누구에게 충성해야 하는가? <주간조선> 기자가 김두관 지사에게 충정을 바치고 목숨을 바쳐 신의를 지켜야 하나? 그러면 그 기자는 조직을 배신한 것이 된다. 김두관이란 인물을 만나 대통령 출마에 대권후보들 비판적 평가 등 특종거리를 잔뜩 받아들었는데 집에 가져다 놓고 회사에 가져 오지 않는다? 자신에게 취재 임무를 맡긴 조직을 배신한 것이고 언론계에서 영원히 낙오될 수도 있다. 누가 중책을 맡기고 어느 언론사가 스카웃하겠는가?
2. 보고 들을 권리를 위해 기자에게 취재보도의 자유를 보장해 주며 임무를 부여한 국민이 있다. 기자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책무를 다하려면 보도를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3. 반대의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 그렇게 이야기해놓고 안했다 하거나 보도 안한다는 약속이 없었는데 난처한 입장을 모면하려고 '반칙이다'라며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노련한 기자들은 항상 그런 경우까지 예상하고 그런 약속의 과정에 오고 간 이야기들을 녹음하거나 취재수첩에 기록으로 남겨 만일에 대비한다.
4. 이러고도 문제가 남는다. 이 상황을 정리하고 결정할 권리가 기자 개인에게 있는가 하는 것이다. 직속상관에게 보고하고 설득하고 지휘를 따르는 것이 마땅한지 자신이 단독으로 결정하면 되는 일인지 고민할 일이다. 그런데 직속상관은 때로 부하를 배신하기도 한다. 경영진에 보고하고 자기 출세를 위해 정보를 이용할 수도 있다. 기자의 간청을 무시하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
5. 이번 <주간조선> 사건의 경우 김두관 지사와 기자 사이의 인터뷰 비보도 약속이 있었다면 기자는 보도 이전에 접촉을 갖고 기사화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면서 기사화하는 범위와 수준 등을 협의했어야 하지 않을까?
◇ 언론을 이용하려는 자에게 경각심을 가져야
<미국 신문편집인협회 원칙 선언> 중에는 "언론은 언론을 이기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되어 있다.
기자는 공공의 이익, 직속상관의 명령, 자기 양심에만 복종하면 된다. 그러나 직속 지휘라인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개인의 사익을 위해, 자사 이익만을 위해 이용하려 할 경우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기자는 국민을 고객으로 물건을 파는 게 아니다. 신뢰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주어진 임무이다. 그래서 상식적인 가치 판단, 양심과 지성, 용기, 전문성을 요구 받는 것이다./끝
<경남도민일보 | 2월 23일 3면>
"녹취록 있을텐데" 뿔난 김두관 지사 | <주간 조선> 인터뷰 반박
진영원 기자 | 경남도민일보
경남도민일보 2월 23일 3면
김두관 지가사 <주간조선> 인터뷰 파문에 대해 "공식 대응방안을 연구 중"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21일 오후 3시 30분 볼모산터널(제2창원터널) 개통을 앞두고 현장 점검을 하는 자리에서 "무슨 대선 출마 발표를 <주간조선>에 하겠느냐. 한번 생각해보라"며 처음으로 대선 출마 사실을 밝혔다는 <주간조선> 보도를 부인했다.
'문재인 이사장, 대통령감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는 "(문 이사장과 저를) 이간질하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문 이사장이나 저나 <주간조선>에 놀아날 수준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날 처음 <주간조선>보도 진실 여부를 묻자 김 지사는 "노 코멘트 하겠다"고 답했으나, 이내 "인터뷰 안한다고 했는데, 밥 먹는 자리라도 지켜야 할 건 지켜야 한다"며 '비보도'(오프 더 레코드) 원칙을 지키지 않은 >주산조선>을 힐난했다.
"사이비기자에 대해 비판 좀 해주시라"는 청까지 했다.
<주간조선>은 김 지사에게 여러번 인터뷰 요청을 했고 지난 13일 오후 5시께 도청을 방문했으나 일정이 빡빡해 2시간여 뒤인 7시부터 9시 정도까지 인터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도 관계자는 "공식적인 인터뷰가 아니었고 기자가 계속 기다리고 있어서 (지사님이) 밥 먹는 데라도 가겠느냐 물어서 같이 간 것으로 안다. 시간도 2시간이 아니라 1시간 정도"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사람 망신을 주고 인간적으로도 참 …" 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해당기자가) 전화를 안 받는다. 조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녹취를 했다. 녹취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주간조선>보도가 비보도 요청을 깬 것뿐만 아니라 일부는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끝
'언론 꼼꼼히 읽기 > 언론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8개 지역MBC 노조도 파업 돌입 선언 (0) | 2012/03/04 |
|---|---|
| 김두관 “(<주간조선>) 마음 같으면 한 대 패고 싶어” (0) | 2012/02/27 |
| <주간조선> 김두관 지사 "문재인 대통령감 아니다", 시시비비 (0) | 2012/02/23 |
| 나꼼수와 '팬덤' (0) | 2012/02/12 |
| '정봉주 비키니 논란' [조선일보]공갈 (0) | 2012/02/09 |
| [2월 6일 광고 반론] 문화방송 경영진에게 드리는 글 (0) | 2012/02/08 |





댓글을 달아 주세요